밤에 잘 자려면… 낮에 '이 시간' 줄여야
밤 잠을 못 이뤄 고통받는 사람이 많다. 특히 중노년층이라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2021년 불면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수는 약 68만 명으로 2017년 약 56만 명에 비해 4년간 12만 명 가량 크게 증가했다. 연령대로 보면 50대 이상 중노년층이 71.4%에 달하는데, 여성이 남성보다 1.5배 이상 높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신경과 박정훈 센터장은 "불면증의 원인은 복합적이고 다양한데, 특히 중노년 여성은 수면제 복용하는 것 말고 다른 치료법이 없다고 생각해서 그냥 참고 넘기는 경우가 많다"며 "불면증이 만성화되면 우울감을 증대시키는 것은 물론 면역 질환 유발, 인지 기능저하, 기타 합병증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만성으로 방치하면 인지 기능장애, 합병증 위험 높아져
의학적으로 볼 때 불면증은 수면환경 조건이 적절한데도 불구하고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상태가 2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잠을 잘 못 자거나 자다가 자주 깨고, 한번 깨면 다시 잠들기 힘들거나 아침에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은 증상들이 단독적 또는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그 원인도 복잡하고 다양한데, 복용하고 있는 약물이 문제가 되기도 하고 수면 무호흡증과 같은 수면관련 질환이 있는 경우, 소음이나 밝기 등 수면환경이나 스트레스도 수면을 방해하는 요소다.
유병률이 높은 중노년 여성의 경우 노화로 인해 생기는 수면장애와 함께 완경기를 거치면서 호르몬 밸런스가 붕괴돼 불면 현상이 커지기도 한다. 또 나이가 들어 신체 활동량이 줄면 자연스럽게 수면 요구량도 줄어드는데, 이에 따라 덜 자게 되는 생리적인 적응 현상도 나타난다. 이때 운동 같은 보완적인 신체 활동을 하지 않으면 수면 욕구는 더 줄어 악순환에 시달리게 된다.
불면증이 지속돼 잠을 제대로 못 자면 기억력과 집중력이 저하되는 인지 기능에 장애가 생길 수 있고 일상생활 중 피로와 졸음 때문에 사고 위험도 증가하는 등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또 불면증이 만성화되면 비만,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 및 내분비 질환 등의 위험성도 높아진다. 특히 불면증을 해소하려고 수면제에 의존하는 경우도 많은데 30일 이상 장기간 복용할 경우 오히려 수면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또 의존성이 강한 향정신성의약품류의 수면제를 오남용했다가는 약물 의존성만 높아지고 증세가 악화될 수도 있다.
◇인지 행동요법과 수면 위생 준수로 수면습관 교정해야
불면증은 일반적으로 약물치료에 앞서 인지행동치료를 우선적으로 진행한다. 생활습관, 수면패턴, 잘못된 건강 정보 등으로 인해 불면증이 만성화되는 것을 막는 치료법을 말한다. 잠자는 시간을 조정하고 수면패턴에 문제점이 없는지를 분석한다. 이때 스스로 수면일지를 꾸준하게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 잠자리에 든 시간, 일어난 시간,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를 마신 횟수, 하루 동안의 운동량 등을 꼼꼼하게 기록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훈련과 치료를 진행한다.
불면증 증상이 심하거나 빠른 치료 과를 위해서는 인지행동치료와 함께 약물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불면증은 원인과 증상이 다양한 만큼 약물치료에 사용하는 약의 종류도 다양하다. 다만 약을 임의로 복용하거나 중단할 경우 오히려 증상을 만성화시킬 수 있다. 특히 일부 전문의약품은 심리적 의존성과 내성이 있기 때문에 장기 복용, 과다 복용 시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박정훈 센터장은 "약물치료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지만 약물은 정해진 용량과 복용 시간을 정확하게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여러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 단기간 적은 용량을 사용하는 것이 좋고, 간혹 처방받은 수면제를 임의대로 복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부작용 위험이 있어 전문의의 처방대로 복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불면증을 예방하고 증상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건강한 수면습관과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상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되도록 낮잠을 자지 않는 것이 좋다. 매일 규칙적인 운동을 하되, 자기 전에는 격렬하게 운동을 하면 수면을 방해할 수 있어 삼간다. 또 수면을 방해하는 카페인이나 술 등은 자제하고, 저녁에는 과식을 하지 않는다. 침대에서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는 시간이 많아지면 뇌가 학습을 하게 된다. 그래서 잠자리에 누워서 15분 이상 시간이 지나도 잠이 오지 않으면 애쓰지 말고 그냥 일어나서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으면서 잠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다. 침실이 뒤척이는 공간, 불안한 공간이 아니라 편하게 잠을 자는 공간이라는 인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3/05/30/2023053001053.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