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홍보담당자
작성일 : 2022-02-09 조회 : 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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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발가락 변형, 몸의 퇴화 부른다
인류와 유인원의 차이는 이족(二足) 보행에서 시작됐다. 두 발로 걷게 되며 손은 땅으로부터 해방됐다. 두 손이 자유로워진 인간은 비로소 도구를 사용할 수 있게 됐고, 자기보다 큰 동물을 사냥할 수 있는 무리를 형성하게 됐다. 이후에 무리를 유지할 언어가 만들어지게 됐다.
세계적 과학잡지 네이처에는 직립보행 이전 원시인류의 엄지발가락은 매우 컸고 다른 발가락들과 마주잡을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최초의 직립보행 인류로 알려진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의 엄지발가락은 현존 인류처럼 다른 발가락과 평행을 이루며 전방을 향하게 변화되고, 보행 시 체중의 60%를 지탱해줬다. 비로소 직립 보행이 실현된 것이다.
인간이 유인원과 진화의 갈래를 달리한 증거가 바로 이 발에 있다. 그중에서도 엄지발가락이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현대에 와서는 눈에서 멀고 신발에 가려져 엄지발가락에 오는 질병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질병이 '무지외반증'이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새끼발가락 방향으로 휘며 엄지 관절의 뼈가 돌출되는 질환이다. 유전적 요인과 함께, 폭이 좁은 신발을 오래 신는 등 후천적인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최근에는 평균 수명의 증가와 함께 무지외반증 환자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무지외반증은 그 자체도 문제지만 보행의 불균형을 유발해 다른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정상인은 보행 시 엄지발가락에 체중의 약 60%가 실리지만 무지외반증 환자는 엄지발가락이 휘어져 있어서 그 반대로 발의 중지나 약지에 몸무게가 쏠려 정상적인 보행이 불가능해진다.
이에 무지외반증 환자는 무의식적으로 엄지발가락에 체중을 싣지 않고 걷게 돼 필연적으로 발목·무릎·허리에 불필요한 스트레스가 발생, 관절·척추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여성 무릎관절염 환자 중 무지외반증이 동반되는 것은 비교적 흔한 편이다.
그래서 무지외반증은 되도록 빨리 치료하면 좋지만 실제로 보행에 큰 지장이 오기 전까지는 방치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오랜 기간 방치하게 되면 수술을 해야 한다. 발은 여러 뼈가 얽혀있는 생각보다 복잡한 부위다. 그래서 환자들은 과연 수술 후 발 모양이 정상으로 돌아올지, 그리고 통증은 심하지 않은지 걱정하게 된다.
필자의 병원에서는 환자의 발 변형 정도에 따라 단일절개 복합교정술과 최소침습 교정술 등 맞춤형 술식을 시행하고 있다. 변형이 심하거나 양측변형이라도 엄지뼈를 안으로 밀어넣어 소위 '칼발'로 불리는 교정이 가능하다. 기존 고식적 술식과 비교해 수술 과정도 축소되고 절개창이 기존과는 다르게 단일화돼 통증 및 흉터 부담도 과거보다는 많이 경감됐다.
최근에는 술식이 더욱 발달해 환자들의 고충을 한 층 덜 수 있게 됐다. 새로운 수술 기법은 친환경 신소재로 알려진 바이오멜트 고분자 재료를 활용한 녹는 나사의 사용이다. 이로서 핀을 제거하는 2차 수술이 불필요하게 돼 환자의 치료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엄지발가락은 신체의 작은 부분이지만 몸을 지탱하는 큰 요소이다. 적기에 무지외반증을 치료하지 않을 경우는 인류의 퇴화까지는 아니지만 자기 몸이 퇴화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2/02/08/202202080199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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