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고 무조건 찬 음식?… ‘세균성 설사’ 주의보
무더위와 습한 날씨에 ‘세균성 설사’가 기승이다. 높은 온도와 습도가 특징인 여름은 세균이 자라기에는 최적의 환경이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가 2016~2018년 설사환자 분변검체를 조사한 결과, 총 2만9717건의 검체 중 감시 대상 병원체는 병원성 대장균 1395건(31.4%), 살모넬라균 1065건(24.0%), 캠필로박터균이 391건(8.8%) 순으로 확인됐다.
GC녹십자의료재단 전유라 전문의는 "여름이면 더운 날씨 때문에 찬 음식을 찾게 되고 비가열 음식을 그대로 차게 먹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음식이 세균에 감염돼 있을 확률이 높다”며 “음식을 익혀 먹고 차게 먹을 경우에도 한번 가열한 뒤 식혀 먹을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여름에는 ‘덜 익은 음식’ 최대한 멀리해야
세균에 의한 감염성 설사는 전형적인 급성 설사 증상을 보인다. 하루에 3번 이상 묽은 변이 나오고, 일일 총 배변량이 200g을 넘을 때, 심한 복통, 구토 등 증상이 나타날 때 진단한다.
병원성 대장균은 식중독을 일으키는 가장 대표적인 원인균이다. 발병 특성에 따라 장출혈성 대장균, 장독소형 대장균, 장 침입성 대장균 등 여러 가지로 분류된다.
▷대장균=이중 대장균 O157로 알려진 장출혈성 대장균에 감염되면 햄버거병으로 알려진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이라 부른다. 전파 경로는 충분히 익히지 않은 육류, 샐러드 등 날것으로 먹는 채소, 소독되지 않은 우유 등을 매개로 전파딘다. 사람과 사람간의 직접 전파도 가능하다.
감염된 환자는 보통 잠복기 3~8일 이후 발열을 동반하지 않는 급성 혈성 설사와 경련성 복통을 호소한다. 설사는 경증으로 혈액을 포함하지 않는 것부터 다량의 혈액을 포함한 상태까지 다양하며, 용혈성 빈혈, 혈소판 감소, 신장 기능 부전, 중추신경계 증상을 포함하는 용혈성 요독 증후군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살모넬라균=살모넬라균에 의한 감염은 익히지 않은 육류나 계란, 우유 등을 먹었을 때 감염될 수 있는데, 음식물 섭취 후 8~24시간이 지난 뒤 급성장염을 일으켜 발열,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발열을 치료하지 않으면 4주 이상 지속될 수 있으며, 감염자 30∼40%가 복통을 느낀다. 감염 3∼4주 후 위・장출혈이나 천공 같은 합병증도 발생할 수 있다. 보통 회복 후에도 1주일가량 대・소변으로 균이 배출된다고 알려졌다. 이를 치료하지 않는 경우 약 10% 환자가 발병 후 3개월까지 균을 배출하며, 2∼5%는 만성 보균자가 될 수 있다.
탈수는 드물지만, 전해질 불균형, 저혈당, 저칼륨혈증, 저나트륨혈증이 발생하므로 수액치료가 필요하고 항생제 치료를 하는 경우에는 항생제 감수성 검사를 먼저 실시해야 한다.
▷캠필로박터 세균=캠필로박터 감염증은 급성 설사의 주요 원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지속적으로 캠필로박터균에 의한 설사질환이 증가하고 있다. 사람 간 전파는 드물지만 감염자 대변 접촉에 의해 전염될 수 있다.
오염된 가금류, 육류, 유제품 섭취를 통한 경구 감염이 빈번하고 이중 닭고기 등 가금류에 의한 감염이 가장 흔하다. 캠필로박터 감염 환자는 보통 설사와 발열, 복부 경련이 있고 메스꺼움과 구토가 동반될 수 있다. 증상은 대개 발병 후 2~5일 이내에 시작되며 약 일주일 간 지속된다.
무조건 지사제 복용 금물… 정확한 진단 이뤄져야
세균성 설사는 수액과 전해질로 탈수 상태를 교정하거나 고체 음식을 자제하는 등의 방법으로 치료한다. 증상이 심한 경우나 접촉자 관리 또는 집단발병 시 관리를 목적으로 항생제를 투여한다.
지사제를 섣불리 복용하면 ‘장 마비’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이 필수다. 일반적으로 설사로 인한 탈수 정도를 평가해 진단하며, 바이러스나 세균 등 원인을 감별해야 할 경우 대변과 혈액을 채취해 체외진단검사를 시행한다.
검사에는 세균과 바이러스 배양검사, 기생충 · 충란 도말검사, 바이러스 항원검사, 기생충 항원검사, 세균독소검사 등 효소면역검사와 최근 도입된 분자미생물검사 등이 있다.
세균성 설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손씻기 습관 등 철저한 개인위생 관리와 충분히 익힌 음식 섭취를 권장한다. 특히 육류나 어패류를 덜 익혀 먹는 것은 삼가고, 야채와 과일 등도 흐르는 물에 3회 이상 세척한 후 껍질을 벗겨 먹어야 안전하다.
전유라 전문의는 “평소 올바른 손씻기 습관 등 개인위생 관리에 신경 쓰고 세균성 설사 증상이 의심될 경우 신속히 병원을 방문해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30/202006300317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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