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불면증‧우울증 등의 질환을 치료하는 약물 ‘항콜린제’를 복용하면 인지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 연구팀은 평균 74세 688명을 대상으로 항콜린제 복용 여부와 인지 기능의 관계를 장기간 추적 조사했다. 연구팀은 연구대상자의 항콜린제 복용 횟수‧복용량 등을 조사하고 1년에 한 번씩 10년 동안 인지 기능을 검사했다. 연구 초기, 연구대상자의 기억력‧사고력 등의 인지 기능은 정상이었다.
연구 결과, 항콜린제를 복용했던 그룹(230명)의 51%(117명)는 치매의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MCI) 진단을 받았다. 반면, 항콜린제를 복용하지 않은 그룹(458명)은 42%만 경도인지장애 판정을 받았다. 다른 약물 복용 여부, 심장질환 병력, 우울증 등의 변수를 고려했을 때 항콜린제를 한 가지 이상 복용한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경도인지장애에 걸릴 위험이 47% 높았다.
항콜린제는 자율신경계 중 부교감신경 말단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 수용체를 차단하는 약물로 아세틸콜린 작용을 방해한다. 연구팀은 기억·학습 능력에 관여하는 아세틸콜린이 부족하면 뇌 기능이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연구를 진행한 리자 델라노우드 교수는 “항콜린제가 인지 기능을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지만, 일부 항콜린제는 갑자기 복용을 중단하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복용 중인 항콜린제를 다른 약으로 바꾸려면 반드시 의사나 약사와 상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신경학회 학술지 ‘신경학(Neurology)’에 최근 게재됐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9/07/202009070234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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