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에서 ‘이런 소리’ 들릴 때 의심해야 할 질환
스트레스를 받거나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날이면 한 번씩 ‘이명’이 들릴 때가 있다. 이명이란 외부 소리 자극이 없는 상태에서 소리가 들리는 이상 음감으로, 질병보다는 증상에 가깝다. 전체 인구의 약 10~15%가 이명을 경험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특히 소아 이명 발생률은 13%로 높은 편이다.(미국 의학교육논단)
이명은 대부분 ‘삐-’, ‘찌-’, 쉬-’ 또는 바람 소리나 박동 소리 등 의미가 없는 음이다. 머리 내부에서 혈류에 의한 특정음이 발생해 이상음이 들리기도 한다. 외부에서 발생하지 않은 소리가 내부에서 들린다고 느껴지기 때문에 이명이 들리는 사람은 괴로움을 호소하지만, 주위 사람은 그 소리를 듣지 못한다.
적막한 상태에서 경험하는 이명은 대부분 일시적인 증상이다. 휴식을 취하면 금세 사라진다. 반면 적당한 소음이 있는 환경에서 외부 자극이 없음에도 실체가 없고 불편한 소리가 계속 들린다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받는 중증 이명 환자의 경우 의학적 도움이 필요하다. 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김영호 교수는 “단순 이명이라고 생각했던 증상이 청각까지 잃게 만드는 돌발성 난청 증상일 수 있고, 극히 드물지만 난청과 어지럼증이 동반되면서 청각 신경 주변에 발생한 청신경종, 전정신경종의 초기 증상일 위험도 있다”며 “불안감을 호소하거나 일상생활에 큰 문제가 있다면 감별 진단을 위한 검사와 상담으로 선행 요인과 악화 요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문진과 진찰을 통해 발생 주기, 증상, 이명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요소 등을 확인해야 한다. 청력 상태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순음청력검사와 기본적 건강상태를 살피기 위한 검사, 이명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설문검사, 이명검사 등도 필요하다.
아직까지 이명을 확실하게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증상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뇌 훈련을 통해 이명이라는 이상 음감을 일상의 사소한 잡음과 같은 범주에 둬야 한다. 이명에 대한 과도한 불안·공포감으로 인해 스스로 이명음을 분석하기도 하는데, 이 같은 행동은 오히려 이명에 대한 자각강도를 높여 증상을 악화시킨다. ‘이명 재훈련치료’ 또한 시도해볼 수 있다. 이명과 유사한 소리를 통해 뇌에서 이명을 중요하지 않은 사소한 자극으로 인식하고 뇌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도록 돕는 방법으로, 환자가 이명을 주변에 있어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백색 소음처럼 인식하면 예민도가 감소하고 인지하지 않게 된다.
이명 치료는 최소 6개월에서 2년 정도 긴 시간이 필요하다. 여유 있게 치료에 임하며, 충분한 수면과 금주, 금연, 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식습관, 이명 치료를 위한 훈련 등도 동반해야 한다. 일상에서 이명의 원인이 되는 스트레스 상황은 가급적 피하고, 과음, 과도한 카페인 섭취 등 수면을 방해하는 요인도 주의해야 한다. 야외활동이나 취미활동 등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김영호 교수는 “기본적인 청각 관련 검사에서 이상이 확인되지 않을 경우 상담하고 관찰하면 호전될 수 있다”며 “소아는 성인보다 현실 인지능력이 부족할 수 있으므로, 이명에 대한 불필요한 각성이나 강박적 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보호자가 지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가 계속 귀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고 호소하는 경우 심리적 요인 때문일 수도 있는 만큼, 상담을 통해 평소 아이가 처한 상황을 돌아보고 강박적인 사고나 행동을 하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3/07/31/202307310212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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