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이라는 세 글자의 이름은 이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거의 다가 알 정도로 그 개인뿐만 아니라 그의 업적과 관계없이 엄청난 사회적 영향력을 지니게 되었다.
그의 연구결과가 사실이냐 거짓이냐에 따라 수많은 국민과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기뻐하며 기대하거나 아니면 실망과 함께 혼란스러워 공항(panic)상태에서 멍하니 어떠한 판단도 내리지 못하게 된 게 사실이다. 그만큼 난치병을 앓고 있는 분들에게 그의 연구결과는 새 삶에 대한 희망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엄청난 기대와 함께 국내과학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다주었다.
모 방송국의 특정 프로그램이 그의 연구결과를 둘러싸고 취재윤리를 준수하지 않았다고 시인하지만 그보다“국민의 알 권리”차원에서 보도했다는 상황을 두고 무엇이라 설명할 수 없는 분노와 좌절감을 느낀 네티즌 사이에서 인터넷을 통한 가공할 만한 시청거부운동 뿐만 아니라 관련 광고 철회요구운동이 전개되었었다.
방송사든 시청거부운동을 벌였던 네티즌이든 마음 한구석에는 편치 않은 심기 불편한 점이 있었을 것이라 믿는다. 지금 이러한 상황에 이르게 한 당사자가 황우석 교수라 하겠지만 아마 지금 가장 심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심한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이 그 일 것이다. 이러한 사태가 다시 발생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이번의 경우를 보면서 우리국민과 언론이 보다 신중히 여유를 갖는 태도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
만약 황우석 교수의 연구결과가 과장되고 조작된 사실이라면 이것이 어떠한 선의의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일 지라도 다시 재현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국민들은 생각할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만약 언론계에서 먼저 알았다 할지라도 수많은 난치병을 앓고 있는 환자분들의 기대와 희망을 생각할 때 어떻게 사실보도와 관련한 접근을 해야 할지 보다 신중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거짓된 결과를 신봉하며 기대를 걸게 하라는 것이 아니다. 국민의 알 권리도 중요하지만 이 문제를 다루고 접근하는 방식에 따라 나쁜 결과의 여파를 최소한 줄일 수도 있었고 적어도 국민들로 하여금 공항상태에 까지 빠지게 하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 생각할 때 아쉬움을 가져본다.
한 과학자의 잘못을 밝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미치는 사회적 파장을 고려할 때 자신 스스로 그 문제점을 극복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관용적인 사회분위기가 아쉽다. 우리 정서가 여유를 갖고 자신의 과오를 자신 스스로 책임질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미덕의 부족함을 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