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점숙(부산시 금정구 부곡3동)
안녕하십니까? 2006년 제4기 간병사양성교육과정 수료생 박점숙 입니다. 말주변도 없고 글솜씨도 없지만 수료식을 하는 지금 한마디 소감을 생략한다면 좀 서운하겠지요. 제 4기 간병사양성교육과정! 저에게는 굉장한 사건이었습니다. 내가 어떻게 여기 수료식의 자리에까지 서게 되었는지 생각하면 신기한 일입니다. 일년에 제사가 몇개씩 되는 종가집에 독불장군 외아들인 남편과 결혼하여 지금까지 23년을 함께하며 지내왔던 이야기는 자서전을 10권도 더 쓸 수 있는 이야기가 되어 지난 세월속에 묻혀있답니다. 내가 왔던 친정이란 곳은 아득히 꿈같은 곳이고 어떤 모습의 어머니가 날 낳았는지 생각할 틈도 없이 내 얼굴, 내이름 모두 잊고 살았습니다. 어릴적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하고 싶은 공부도 제대로 못하고 항상 마음속에는 배움에 대한 욕구가 꿈틀 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딸만 넷을 가진 중년의 여인네가 되어 있고, 어느날 거울속에 비친 내 모습은 코를 중심으로 모든 근육과 주름이 다 찌그러져있었습니다. "아, 이게 지금의 내 모습이구나" 잘 웃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 "이게 내모습이야? 어휴~." 그걸 깨달은 그때부터 웃는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잘되지 않았습니다. 내가 처해있는 현실이 마냥 웃게만 하지는 않았으니까요. 그러다, 지역 기관의 소개를 통해 간병사에 대한 뚜렷한 직업 의식도 없이 영파문화센타 제4기 간병사양성교육과정에 수강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왠지 어색하고 별다른 생각을 하지 못했지만 첫 강의를 시작 후 부터 저에게는 놀라운 변화가 다가왔습니다 여러 전문강사님들의 강의에 그렇게 바라던 배움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시작했고 책을 보며 또 노트에 배운 것을 적어가며 너무나 간절히 바랬던 내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오전에는 강의, 오후에는 실습, 강의는 너무 재미있고 실습은 나를 살아나게 만들었습니다. 규림병원에서의 임상실습을 통해 사람 냄새를 알게 되었고 어르신들과 안고 볼을 부비고 입을 맞추고 서로의 가슴도 만지고 가슴가득 사랑이 싹트기 시작했으며 집에 가면 아이들이 모두 이뻐 보이고 , "참 이게 웬일이야?"내가 누구야 ?" "나? 박점숙이지" 내 이름도 불러주는 사람들과 만나면 웃을 수 있는 사람이 있고 친구가 있고 참 행복한 5주간의 교육이였습니다. 교육의 평가때가 되어, 돋보기를 쓰고 책을 들여다보며 공부하는 나에게 우리집 둘째 딸이 하는말이 , "엄마는 공부를 하셔야겠어요" 제가 대답했지요 "왜?" 둘째 딸은 이런 모습의 저를, "엄마 너무 이뻐보여요 그리고 책을 보는 엄마모습이 너무나 잘어울려요" 그동안의 엄마 모습이 얼마나 초라했을까. "나도 싫던 내 모습이 너희들인들 좋았겠니?" "미안하다 사랑하는 나의 딸들아" 하고자 하는 일마다 막아섰던 모든 장애물들이 이제는 더 이상의 높은 벽이 아니었습니다. 힘껏 용기와 자신을 가지고 길을 만들어 나가야겠다. 나는 할 수 있다. 하는 생각이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나, 열심히 하고 있잖아.’ 내 스스로 다짐하며 생각지도 않은 나의 새출발점이 간병사양성교육과정이 될줄이야. 지금 내 주변에 있는 모든 현실에 감사하고 날마다 웃고, 행복하게 살아가야겠지요. 장전동 지하철 아랫길에서 부산대까지 교육장으로 버스를 타기 위해가는 길은 즐거운 상상의 길이었습니다. 간병사 공부를 시작으로 다른공부도 내가 하고 싶으면 할겁니다. 지금도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이제 다시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뭐든지 열심히 배워가며 노력하는 제가 될 것 입니다
그동안 수고해주신 규림병원 관계자분들과 저희를 위해 많은 것을 가르쳐주신 선생님들 너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런 소중한 교육의 자리를 마련해주신 김광자 이사장님 감사드립니다. 박점숙 화이팅!!
* 2006년 2월6일 ~ 3월10일까지 영파문화센타에서 실시한 제4기 간병사양성교육과정 5주간의 교육을 마친 수료생들의 교육소감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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