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자: 이미경(부산시 금정구 부곡4동)
영파 문화센터를 알게 되고 첫 수업에 임할 때는 그 끝이 멀게만 느껴졌습니다. 처음 받아보는 생소한 수업을 통해 동기생이라는 인연을 맺은 7기생들은, 지난 9월 18일 오리엔테이션을 시작할 때의 서먹함을 벗고 이제는 진한 친밀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11월 3일인 어제까지 한 달여간에 걸쳐 실시된 간병사 양성 교육과 임상실습이 어느 사이에 끝나고 이별의 아쉬움만 남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햇살 따사롭고 푸른 숲으로 둘러싸인 이곳, 영파 문화센터와 규림 병원으로 향하던 매일 아침 발걸음은 가볍기만 하였습니다. 주위를 감싸고도는 따사로운 기운 때문인지 교육과 실습기간 동안 내내 즐겁고 보람 있었습니다. 또한 하루하루 진행되는 간병인 교육의 내용과 강의하시는 선생님들의 철저한 환자 중심적인 말씀은 당연한 것이지만 사람의 마음을 겸손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분들의 말씀을 통해서, 인간의 삶이 죽는 순간까지도 얼마나 숭고하고 거룩한지 깊이 느껴졌으며, 가슴 속에 좋은 생각들이 많아졌습니다. 간호사를 백의의 천사라고 하는데, 이곳 병원에서 일하시는 분들 모두가 천사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이곳 5병동과 목욕실 등등에서 많은 천사들을 보았기에 덩달아 제 마음도 밝아지고 선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실습을 하는 동안에 보았던 간호사들과 간병사들의 몸에 밴 친절함과 따스함에는 절로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그 분들이 자상하게 가르쳐주시는 여러 가지 임상실습을 보고 배우면서 강의 내용도 더욱 또렷하게 머릿속에 떠올라 되새김하는 효과가 컸습니다. 다만, 가르쳐 주시는 대로 따라 해보느라 애는 쓰면서도 서툴러서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하다보면 된다고 위로해주시던 말씀대로 실습 마지막 날에는 처음보다 일이 수월해진 것 같기도 하였습니다.
저는 5병동의 환자분들을 만나고 임상실습을 하는 동안, 아파 누워계신 분들도 건강한 사람들 못지않게 나름대로의 인생을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환자가 되었다고 해서 불행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침대에 누워서 생활하면서도 생각하고, 웃고, 자신의 의사표현을 하고, 슬퍼하기도 하고, 토라지거나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또한 성격과 마음 상태에 따라서는 아무런 불편함도 없이 편히 계시기도 하고, 가슴에 맺힌 것이 있어 울기도 합니다. 그런 것들을 보면서, 단순히 몸이 아프다는 상황만으로 모든 환자분들을 똑같이 여긴다면, 각 환자분들의 진심이 무엇인지 놓쳐버릴 수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간병을 한다는 것은 환자분들의 진심을 알아주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깨달음이 생겼습니다. 그러므로 간병사의 일은 스스로를 자각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자신을 높이고자 하는 욕심을 버리고 자신을 낮추어야 할 수 있습니다. 환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봉사하는 마음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자신의 삶도 즐거워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좋은 교육장에서 유익한 교육을 해주시고 실습을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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