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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헬로비전-헬로지역사회칼럼] 미국 절반 수...
 작성자 : 홍보담당자
작성일 : 2023-06-12     조회 : 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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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6월 11일 LG헬로비전-헬로지역사회칼럼에 등재된 김종천 이사장님의 칼럼

우리나라가 걱정스러운 세계 1위중 하나가 아이를 낳지 않는 세계 유일의 0점대 출산율 국가라는 것이다. 이것은 국가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하는 심각한 문제이다. 국민이 있어야 국가가  존재할 수 있는데 국민이 없게 되면 국가도 존립할 수 없게 된다. 국가가 존속하기 위해 필요한 출산율을 ‘대체출산율’이라고 하는데, 그 대체출산율이 2.1이 되어야 한다. 유엔(UN)의 인구전망 보고에 따르면, 2050년경이 되면 대부분의 인구(70%)가 ‘저출산 국가’로 살아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저출산 국가 중에서도 출산율이 1.5 미만으로 매우 낮은 국가들도 계속 늘어나지만 출산율이 1.3 미만인 국가를 초저출산(超低出産, Lowest-low fertility) 국가라고 부르는데, 인구학자들은 3년 이상 합계출산율이 1.3미만이 지속하면 반등하지 못하고, 오랜 기간 갇혀있게 된다고 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0.78이라고 하는 출산율은 OECD 회원국 중 유일하고 역대 OECD 국가가 기록한 가장 낮은 출산율이다. 같은 해 미국(1.65)의 출산율 기록과 비교해 보는 2배 이상 차이가 나고, 만성적인 저출산에 시달린다고 하는 일본(1.26)과 비교해도 1.6배 이상 차이가 난다. 초저출산에 진입한 국가가 우리만은 아니지만 우리의 문제가 심각한 것은 다른 나라보다 감소폭이 훨씬 급격하고 가파르다는데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이렇게 낮아진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1960년대부터 시작한 가족계획정책에서부터 시작된다. 1983년 합계출산율이 2명 아래로 떨어졌지만 중단하지 않아서 1996년 1.6까지 떨어진 후에야 가족계획을 중단시켰다. 우리나라의 출산은 원활한 결혼이 전제되는데, 결혼이 소득과 주거문제 등과 맞물려 있고 출산은 고용과 보육, 사교육비 부담 등과 맞물려 있어 결혼과 출산 모두 ‘돈 드는 일 혹은 고통스러운 비용’으로 여겨져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어 온 것이다.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우리사회의 모습을 ‘집단자살(Collective Suicide) 사회’라고 표현하는데, 이 말에는 청년이 인간의 자연스러운 생애 과정을 포기할 만큼 한국 사회가 병리적인 위기에 처했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다.

그러면 혼인율은 어느 정도로 떨어져 있을까? 1990년대에 혼인건수가 40만 건이었다면, 2003년 30만 건 되던 것이 2010년 들어 계속 하락을 지속해서 최근에는 19만 건 이하로 떨어져 30년 사이에 반 토막 났다. 이렇다 보니 최근(‘19-’22) 3년간 출생아 수 감소분(5.5만 명) 중 77%(4.2만 명)가 혼인 감소의 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 신혼부부 수는 2019년 130.7만 쌍에서 2022년 약 20%가 떨어진 106.2만 쌍으로 감소하였으며, 신혼부부 감소는 출생아 수 감소에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었다. 만약 2019년의 신혼부부 규모가 유지되었다면, 2022년 출생아 수는 현재보다 약 4.2만 명 많은 29만 명이 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부는 합계출산율이 1.09명으로 하락하여 저출산에 대한 위기감이 조성되던 2005년에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을 제정하고 2006년부터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을 시행해 왔다. 2018년 처음으로 출산율이 0.98로 떨어졌지만 당시 정부는 전환점을 찾지도 못했다. 저출산 대책의 컨트롤타워가 없다보니 정부 부처들이 조율 없이 저마다 자기 소관의 대책을 추진하면서 정책의 일관성과 연속성이 떨어졌던 것이다. 특히 정책 결정구조(Governance) 측면에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힘이 약하다 보니 제대로 된 통합적인 정책 추진에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세계적으로 저출산 정책을 성공적으로 한 국가들의 출산장려정책을 보면 그 유형이 세 가지로 분류되는데, 우선 금전적인 혜택을 주는 것으로 자녀수에 따라 정기적으로 현금을 지급한다든지 세액 및 소득공제, 의료, 교육, 주택, 교통 등 무상 혹은 보조를 해주고 있다. 두 번째로 여성들이 일과 가정을 다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출산 및 부성 휴가, 탄력근무시간, 무상 보육, 고용양성평등 정책 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출산 친화적인 환경변화를 장기적으로 모색하는 것인데, 결혼지원, 자녀양육에 대한 우호적인 사회분위기 조성, 아동친화적인 환경조성, 양성평등 사회보장제도 등이 있다.

구체적으로 국가별 성공사례를 보면, 스웨덴과 프랑스의 경우, 직장을 가진 엄마들이 충분한 출산 휴가를 누리고 걱정 없이 직장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하는 정책들은 물론, 공공의 무료보육서비스와 마음 편히 부모가 될 수 있는 직장문화 정착 같은 사회 안전망을 제공함으로써 유럽 평균 이상으로 출산율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직접적인 현금 제공보다는 실질적으로 아이를 낳고 키우는 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지원책들이 제공되어야만 '출산율 증가'라는 모두의 염원을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가 지자체별로 최근 경쟁적으로 출산장려금과 같은 현금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데, 별 효과가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출산 장려금으로 단기간 신생아수는 늘어나는 효과는 보이지만, 인구 증가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총 5천40만원(일곱째 아이까지 각각 지급)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한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강진군(1위)으로 전입, 출산장려금을 받은 신생아수는 점차 늘었지만 그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여러 지자체의 사례를 통해 출산장려금을 받기 위해 일시적으로 해당 지역에 전입해 지원금만 받고 떠나는 이른바 '먹튀' 논란을 감사원도 지적한 바 있다.

단순히 현금성 지원보다는 출산과 관련된 또 다른 성공적인 방법이 시험관 아기 시술이다. 덴마크에선 시험관 아기 시술(In Vitro Fertilization·IVF)을 통해 출생한 신생아의 비율이 10%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즉 체외 수정 및 배아 이식 과정을 통해 인위적으로 여성의 신체 밖에서 수정해 임신을 유도하는 시술을 말하는데, 덴마크보다 이러한 시술이 빈번한 나라가 이스라엘인데, 이스라엘에선 인구 100만 명당 약 5000명이 체외수정으로 출생한다. 다른 국가들의 예를 통해서 보면 출산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방법과 여지를 두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출산은 여성이 우선권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 여성이 어떤 상황에서도 편하게 출산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역대 정부가 지난 15년간 280조 원이라는 엄청난 저출산 대응 예산을 쏟아 부었지만 출산율을 높이지 못했다. 윤석열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결혼·출산·양육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려면 정책 전반의 재설계를 통해 과감하고 파격적인 대책을 나와야 한다. 220여개의 저출산 개별 사업들이 100% 집행되었으면서도 얼마나 여성들의 출산 부담을 덜어주고 있는지 그리고 출산이 행복한 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지 하는 근본적이고도 구조적인 문제를 되짚어봐야 한다.

흔히들 여성의 학력수준이 높아가고 경제활동 참여가 출산을 어렵게 만든다고 주장하지만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율이 높은 프랑스와 스웨덴 등은 오히려 합계출산율도 높은 것을 본다면 저출산 문제는 여성의 학력수준이나 경제활동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경제활동과 출산을 함께 충분히 존중하지 못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기인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사교육비 부담 문제와 주거안정 문제는 외국에서 볼 때도 심각하게 지적하고 있는 혼인과 출산을 위협하는 사회문제로 국가가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