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규림관리자
작성일 : 2006-02-01 조회 : 3,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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老하우의 힘! 기업에 새바람
“성실한 숙련기술자들” 재고용 증가 日 아기타고교社 비정규직 입사자의 절반 英여행사 ‘토머스 쿡’ 매출순위 상위32% 차지
산업현장에 고령 노동자들이 돌아오고 있다. 각국 정부·기업들이 고령화와 연금재정 고갈에 대비해 고령 노동자들을 다시 불러들이면서 전 세계적으로 ‘그레이 칼라(Gray Collar·일하는 고령자)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일본 도쿄 인근의 공업도시 가와사키(川崎). 화력발전설비 메이커 후지전기 공장에 들어섰더니 육중한 기계들 사이에서 가토 사토루(63)씨가 막 깎아낸 냉각기 부품의 지름을 재고 있었다. 노란색 안전모 아래로 드러난 이마엔 깊은 주름이 패었다.
그의 손이 측정할 수 있는 오차는 0.1㎜. 세계 최고의 정밀도를 자랑한다. 3년 전 정년퇴직한 가토씨는 퇴직 1년 후 재입사했다. 구리타 과장은 “기계로는 대체 불가능한 그의 노하우를 후배들이 미처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가토씨를 재고용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 공장 직원 560여명 중 가토씨처럼 퇴직 후 재취업한 엔지니어가 70여명에 이른다. 후지전기는 이들의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절하고, 퇴직 전 60% 정도의 임금을 지급한다. 재취업한 OB들은 연금 일부가 줄어들지만, 월급으로 보충할 수 있다. 회사는 고급 인력을 싼 값에 고용하고, 고령 근로자는 일하는 기쁨을 얻는 ‘윈-윈’ 전략인 것이다.
애초 일본 정부·기업이 고령자들에게 눈을 돌린 것은 파산 지경의 복지시스템을 유지하려는 고육책 때문이었다.
▲ 일본 후지전기 가와사키공장에서 발전용 열교환기를 조립하고 있는 오타 히로시씨. 하지만 이들의 ‘귀환’은 뜻밖의 변화를 일으켰다. ‘고령자=비효율’이라는 고정관념이 깨지면서, 풍부한 경험과 숙련기술로 무장한 이들이 고부가가치 제품의 새로운 생산 주역으로 떠올랐다. 고령 노동자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까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도요타자동차에 시트 프레임 부품을 공급하는 ‘아기타고교(秋田工業)’는 지난해 50명의 비정규 근로자를 채용했는데, 절반이 60세 이상이었다. 회사측은 “이들은 정규직 3분의 2 정도의 임금을 받지만,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하다”고 전했다.
영국의 최대 여행사 중 하나인 ‘토머스 쿡’은 직원 1만명 중 2000여명이 50세 이상이다.
이들은 천편일률적인 여행지 설명 대신,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한 생생한 정보를 고객에게 제공해 인기를 끌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매출순위 상위 32%를 50세 이상이 차지했다. 페이스 우튼 PR매니저는 “고령 근로자들은 고객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하고 신뢰감을 준다”고 말했다.
일본 시즈오카현 소재 컨설팅 회사 ‘하마나코 에루다 클럽’은 직원 30명이 모두 55세 이상이다. 이 회사의 최대 장점은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 제조업·서비스업·금융 등 각 분야에서 쌓아 온 인간관계를 바탕으로 컨설팅에 나선다. 오쓰카 이사장은 “각 회사에서 중추적 역할을 해 온 직원들의 생생한 경험담이 우리 회사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젊은층이 꺼리는 ‘3D 일자리’에도 노인들은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영국의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인 ‘사우스 웨일스 포지마스터’는 최근 신입직원 모집 공고를 냈지만 지원자가 거의 없었다. 젊은이들이 시끄러운 소음과 지저분한 작업환경을 외면했기 때문. 이 회사는 응시원서에 연령란을 없앴고, 현재 이 회사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20%가 50세 이상이다.
일본의 금속부품 제조업체 ‘가토’도 젊은이 채용이 힘들어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채용공고를 내자, 수백명이 몰려들었다. 마쓰타니 아키히코 정책연구대학원대학 교수는 “나이에 상관없이 능력에 따라 일하고 보수를 받는 ‘무정년(無停年)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가와사키 일본 조선일보 이성훈기자 inout@chosun.com 입력 : 2006.01.31 19:27 17" / 수정 : 2006.02.01 04:3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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