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림요양병원


 
  대학교수서 노인전문병원 행정책임자 변신 ...
 작성자 : 규림관리자
작성일 : 2004-12-28     조회 : 4,240  
 첨부파일 :  1.200412271029c.pdf (1.6M) [2] DATE : 2014-09-02 10:56:15


대학교수서 노인전문병원 행정책임자 변신 김종천 규림노인병원장

"책과 연구로 미해결 부분 현장 뛰면서 해법 찾고 있죠"
입에 단내 날 정도로 "일 많고 시간 없어"
이론과 노인병원 운영 경험 등 접목
복지수준 한차원 높일 정책전문가 꿈


그는 요즘 사무실로 오는 전화는 거의 못받는다. 하루 종일 자리에 앉아있는 경우가 드물다.

그렇다고 멀리 나가있는 것도 아니다. 병원 안에 있지만 각 층을 휘젓고 다니며 챙겨봐야 할 상황들이 계속 생겨난다. 최근엔 새로 짓기 시작한 장례식장은 물론 노인여성 전문클리닉 공사현장도 수시로 들러봐야 한다.

때때로 관청이나 의료보험공단 등 바깥일까지 겹치면 입에서 단내가 날 지경. 대학교수로 있던 때와는 비교도 안된다. 그만큼 "일은 많고 시간은 없다."

"우리나라 노인 인구 증가 속도는 눈부실 지경입니다. 여성 평균 수명이 벌써 80세를 돌파했고 남성도 73세나 된다지 않아요? 오래 산다고 기뻐할 일만은 아니죠. 앞으로 이들을 부양할 사회적 부담은 얼마나 빨리 늘어나겠어요? 특히 의료비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텐데요."

대학에서 사회복지학 교수로 11년간 학생들을 가르치다 1년 9개월 전부터 일선 현장인 노인전문병원 행정책임자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김종천(40) 규림노인병원장은 "정부도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여러 가지 대책을 세우고 있다지만 현재까지는 그 효과가 최상위층과 최하위층에 집중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막상 빈곤층에 가까운 차상위계층이나 국민 대다수인 중산층과 하위층들이 이용하기에는 많은 허점이 있다는 것이다. 그가 대학에 있던 때부터 지금까지 화두로 붙잡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문제다. 책과 연구만으론 해결이 안되던 부분.

그는 사실 27세 때 교수가 됐다. 서울 중앙대에서 박사학위 과정을 밟고 있던 1991년 3월 경기도 수원 협성대학교의 사회복지학 부교수가 된 것. 석사과정을 마치자마자 한국복지정책연구소 책임연구원으로 일했던 경력이 주효했다.

박사 논문도 450여명 정신장애인들을 인터뷰해 이들의 사회적 욕구를 체계적으로 밝혀낸 것으로 땄다. 정신장애인들은 사고의 일관성이 없다고 믿던 당시 학계에선 센세이셔널한 시도였다. 그는 이 연구를 통해 이들의 진술에 일관성이 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일반인들보다 그 통계적 유의성이 더 높다는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

"교수생활도 좋았지만 늘 부족함을 느끼고 있었어요. 처음엔 너무 일찍 교수가 돼 현장 경험을 쌓을 기회가 없었다는 점이,나중엔 지식을 현장에서 실천·응용해보고 싶다는 갈망이 늘 머리에 맴돌았죠. 지난 2001년 9월,학교에 사표를 내고 미국 뉴욕주립대에 유학을 가 휴먼서비스연구센터 책임연구원으로 1년 반을 보내면서 그런 생각이 더 들더군요. 그래서 지난해 3월 귀국 직후 모 대학 교수직 제의를 받았지만 과감히 현장을 선택했습니다."

병원에서 그는 (행정)원장이라 불리지만 실제론 CEO(전문경영인)에 가깝다. 몸이 몇 개라도 모자랄 정도지만 그래도 가슴 한 구석엔 뿌듯한 만족감이 깃들어간다. 병원 경영은 기본이고,자신의 철학을 여기에 뿌리내리고 또 접목시키려 애쓴다.

"천 권의 책을 읽고 강단에서 만 마디의 말을 하는 것보다 현장에서 한 걸음을 내딛는 게 더 어렵구나 하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서의 하루하루가 더 소중하죠."

김 원장은 병원 현장에서의 경험이 쌓이면 교수시절 및 유학 때의 이론과 접목시켜 현실인식이 뚜렷한 보건의료정책전문가가 되고 싶다 했다.

"사실 복지분야는 생산성이 낮은 데다 비효율적인 것처럼 보이고,의료분야는 영리에 치우쳐 공공성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이 둘 사이에 보완과 협력 시스템이 개발돼야 합니다. 바로 거기에 우리 사회 복지수준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해법이 있고요. 제가 앞으로 해보고 싶은 게 바로 그런 해법을 찾아내는 겁니다."

윤성철기자 cheol@busanilbo.com
입력시간: 2004. 12.27. 11:31(부산일보)